책소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이다.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랐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도 책머리에 육필로 적었다. 육필시집을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기획했다. 시를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한다.
시집은 시인의 육필 이외에는 그 어떤 장식도 없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자들이 있기에 맞은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었다.
이 세상에서 소풍을 끝내고 돌아간 고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이성부 시인의 유필을 만날 수 있다. 살아생전 시인의 얼굴을 마주 대하는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200자평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이동순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쇠기러기의 깃털>을 비롯한 58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지은이
이동순
1950/ 음력 6월 28일 새벽, 경인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경북 김천시 구성면의 산골인 나실(羅室)이란 곳으로 피난을 갔다가 그곳 산지기 집에서 출생함. 아명은 인출(寅出). 이후 출생지의 지명을 따서 나출(羅出)이란 이름으로도 불림.
1951/ 10개월이 되었을 때 모친 별세.
1962/ 대구 수창초등학교 졸업.
1965/ 대구 대건중학교 졸업.
1968/ 대구농림고등학교 임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경북대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입학.
1971/ 대학 재학 중에 시 동인지 ≪선실(船室)≫을 발간함.
1973/ 졸업을 앞두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
경북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같은 해 신춘문예 당선시인들의 앤솔러지 ≪1973≫ 동인으로 참가함.
1974/ 시집 ≪백자도≫를 이하석과 함께 발간함.
1975/ 경북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석사과정 졸업(문학석사). 서울에서 동인지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 이후 2년 6개월 동안 군 복무.
1976/ 대구에서 이태수, 이하석 등과 함께 <자유시(自由詩)> 동인 결성.
1978/ 안동간호전문대학 교수로 부임.
1980/ 제1시집 ≪개밥풀≫(창작과비평사) 발간.
1981/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취임.
1983/ 제2시집 ≪물의 노래≫(실천문학사) 발간.
1985/ 청주 근교 상당산성의 산성리 마을에서 민족서사시 ≪홍범도(洪範圖)≫ 집필 시작.
1986/ 4인(김창완, 김명인, 이동순, 정호승) 시집 ≪마침내 겨울이 가려나 봐요≫ 발간.
1987/ 제3시집 ≪지금 그리운 사람은≫(창작과비평사)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이었던 백석 시인의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광복 이후 최초로 ≪백석시전집≫(창작과비평사)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제5회 신동엽창작기금 수상.
1988/ 시선집 ≪맨드라미의 하늘≫(문학사상사) 발간.
논문 <일제시대 저항시가의 정신사적 연구>로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음.
1989/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 당선.
1990/ 영남대학교 문과대 국문학과 교수로 취임.
1991/ 제4시집 ≪철조망 조국≫(창작과비평사) 발간.
1992/ 제5시집 ≪그 바보들은 더욱 바보가 되어간다≫(문학과지성사) 발간.
1993/ 편저 ≪한국 현대 대표시선 Ⅲ≫(민영, 최원식, 이동순, 최두석 공편) 발간.
1995/ 제6시집 ≪봄의 설법≫(창작과비평사) 발간.
제7시집 ≪꿈에 오신 그대≫(문학동네) 발간.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한민족학술대회에 신경림, 이시영 등과 함께 한국 대표로 참가하고, 백두산, 청산리 등 북간도 일대를 답사함.
1996/ 연구서 ≪민족시의 정신사≫(창비신서 125) 발간.
편저 ≪여우난골족≫(백석시전집, 솔) 발간.
1997/ 부친 별세.
1998/ 편저 ≪모닥불≫(정본 백석시전집, 솔) 발간.
평론집 ≪시정신을 찾아서≫(영남대 출판부) 발간.
편저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권환 시인의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시전집 ≪깜빡 잊어버린 그 이름≫(솔)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1999/ 제8시집 ≪가시연꽃≫(창작과비평사) 발간.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장으로 활동함.
2000/ 미국 시카고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 북미대륙 약 2만 8천 킬로미터를 자동차로 직접 달리며 답사함.
2001/ 제9시집 ≪기차는 달린다≫(만인사) 발간.
산문집 ≪이동순 교수의 시와 시인 이야기≫(월인) 발간.
연구서 ≪한국인의 세대별 문학의식≫(아산재단 연구총서 제82집, 집문당) 발간.
중국의 둔황, 투루판, 우루무치 등을 비롯한 천산남로 일대의 실크로드를 답사함.
제1회 김삿갓문학상, 제15회 금복문화예술상 수상.
2002/ 기행에세이 ≪시가 있는 미국 기행≫(새미)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이찬 시인, 조벽암 시인의 시 작품을 정리하여 ≪이찬시전집≫, ≪조벽암시전집≫(소명출판) 등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미국 시카고대학교 프랭키인문학연구소 청으로 국제인문학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시 작품을 낭송하고, <현대 한국에서의 시적 언어의 역할: 백석의 시와 사회성>이란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함.
타클라마칸 사막과 쿠차, 호탄, 카시, 타시쿠르간 등을 포함한 천산남로 일대의 실크로드를 답사함.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를 17년 만에 완성하고, A4 1100매 분량의 작품을 탈고함.
2003/ 민족서사시 ≪홍범도≫(전 5부작 10권, 국학자료원) 발간.
분단시대 매몰문학인의 한 사람인 조영출(조명암) 시인의 시 작품과 가요 시 작품을 수집 정리하여 ≪조명암시전집≫(선)을 발간하고 시인을 문학사에 복원시킴. 정호승 시인과 몽골의 울란바타르, 몽골 중부지역 및 남부 고비사막 일대를 답사함. 대구MBC 라디오에서 ≪이동순의 재미있는 가요 이야기≫ 프로의 MC를 맡음.
2004/ 기행에세이 ≪실크로드에서의 600시간≫(선) 발간.
시선집 ≪그대가 별이라면≫(시선사) 발간.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소장 직을 맡음.
제44회 경북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2005/ 제11시집 ≪미스 사이공≫(랜덤하우스중앙) 발간.
제12시집 ≪마음의 사막≫(문학동네) 발간.
문학평론집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소명출판) 발간.
편저 ≪어디서나 보이는 집≫(북한현대대표문학선집, 선) 발간.
2006/ 가요에세이 ≪번지 없는 주막-한국 가요사의 잃어버린 번지를 찾아서≫(선) 발간.
편저 ≪독도를 보는 한 눈금 차이≫(선) 발간.
2007/ 문학평론집 ≪우리 시의 얼굴 찾기≫(선) 발간.
편저 ≪시인의 길-한국현대시 육필공원 시선집≫(선) 발간.
대구MBC 특집다큐멘터리 <금순아, 어디로 가고> 진행자로 활동함.
2008/ 어른을 위한 동화 ≪나의 기차는 어디로 갔을까≫(문학동네) 발간.
대구MBC 기획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10부작 <몽골>의 진행자로 활동함.
차례
시인의 말 7
제1부
그대가 별이라면 10
쇠기러기의 깃털 12
봄비 14
아버님의 일기장 16
가을 저녁 20
양말 22
반딧불이 26
대초원 30
쌍밤 32
혼자 먹는 아침 34
마두금 소리 36
묵호 등대 40
보금자리 44
빈 들판 48
제2부
별 52
얼음 54
홍시 56
풍경 소리 58
별 하나 60
낙타 62
서리 친 아침 66
쥐구멍 68
쓸쓸한 마을 70
청둥오리 72
누란 74
이른 아침 76
바람 부는 날 78
금낭화 80
제3부
숲의 정신 84
봄날 88
아름다운 순간 92
수련 96
별의 생애 98
깊은 밤 100
연꽃 등불 102
토끼 똥 104
반딧불이 108
운문사 112
바람에게 114
저 들판은 누가 차지하는가 116
오징어 배 118
묵호항 122
제4부
눈발 128
눈에 대하여 130
일자일루 132
귀향 136
어머니 138
어머니 품 142
대춘부(待春賦) 144
물의 노래·1 148
미스 사이공 152
비바람 156
마왕의 잠 1 158
마왕의 잠 2 160
마왕의 잠 3 162
마왕의 잠 4 164
마왕의 잠 5 166
마왕의 잠 6 168
시인 연보 171
책속으로
쇠기러기의 깃털
쇠기러기 한 마리
잠시 앉았다 떠난 자리에 가 보니
깃털 하나 떨어져 있다
보숭보숭한 깃털을 주워 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머물다 떠난 자리엔
이런 깃털조차 하나 없을 것이다
하기야 깃털 따위를 남겨 놓은들
어느 누가 나의 깃털을 눈여겨보기나 하리